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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게임 분석 프로젝트>

[19일차] 왜 '엘든링'은 오리진 시스템을 사용했을까?

 

Reference

① 엘든링


엘든링을 처음 시작하면, 주인공의 오리진(출신)을 선택하는 UI가 나옵니다.

일반 RPG의 직업/클래스와 유사한 시스템이며, 각 오리진마다 레벨/스탯/보유 장비와 주문이 다르죠.

 

프롬은 오리진 시스템은 이전 소울 시리즈에서도 사용했었고, 엘든링에서는 10개의 오리진이 디자인되어있습니다.

방랑기사/검사/용사/도적/점성술사/예언자/무사/죄수/밀사/빈털터리가 있죠.

오리진 중 밀사가 레벨 10으로 가장 높으며, 빈털터리가 레벨 1로 가장 낮습니다.

각 오리진 별로 스탯에 맞춰서 장비도 갖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예언자는 레벨 7로 신앙 스탯이 다른 스탯보다 높습니다.

보유 장비도 기도를 사용하기 위한 성인과 불 붙이기 주문을 가지고 있죠.

 

엘든링은 다른 RPG 게임들과 다르게 처음 정한 오리진을 엔딩까지 그대로 유지해야하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처음에 방랑기사를 선택하고, 게임을 진행하며 마술 빌드로 전환해도 크게 상관이 없죠.

또한, 레날라라는 보스를 잡고 물방울 유생이라는 아이템만 보유하고 있다면, 스탯도 초기화할 수 있어 오리진의 중요성이 크지 않습니다.

크게 중요하지 않은 시스템인데도 불구하고, 엘든링은 왜 게임을 시작할 때 오리진을 선택하도록 했을까요?


다양한 빌드 유도

엘든링의 기획자는 오리진 시스템을 통해 "우리 게임은 이러이러한 빌드로 플레이할 수 있다!"를 간접적으로 전달하고자 했을 겁니다.

 

무기에 속성 부여를 할 수 있는 마술

엘든링의 빌드는 매우 다양합니다. 검과 방패로 Melee 전투만을 고수할 수도 있고, 기도나 마술과 섞어 속성 근접 전투를 진행할 수도 있죠.

워낙 다양한 빌드가 있다보니, 유저들에게 이 빌드의 다양성을 전달하는 과정도 깊이 고려할 필요가 있었을 겁니다.

처음에 제시해주지 않으면, 빌드를 다양하게 디자인한 의미가 옅어지니까요.

 

그래서 엘든링 기획자분들은 캐릭터 생성 시 10개의 오리진을 보여주고 선택하게 하면서, 엘든링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빌드를 간접적으로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10개의 오리진을 보고 해당 오리진이 착용한 장비와 주문을 보며, 이 게임에서는 이렇게 플레이도 가능하겠구나 예상했었거든요.

기도 빌드는 예언자, 마술 빌드는 점성술사, 가드 플레이는 가드플레이는 방랑기사, 쌍수는 검사... 이렇게 말이죠.

 

저도 엘든링을 처음 플레이할 때는 기도 빌드가 끌려서 예언자를 선택했었고, 최근에 다시 시작할 때는 정석 Melee 플레이를 위해 방랑기사를 선택했습니다.

만약 처음에 정한 빌드가 없으면, 모든 스탯이 10으로 동일한 빈털터리로 진행하면 되죠.

레벨이 1이라 난이도는 좀 높아지겠지만요 ㅎ

 

또한, 엘든링은 무기별로 요구하는 스탯이 다릅니다. 무기가 요구하는 스탯 이상을 갖추고 있어야 무기의 능력을 100%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탯이 부족하면 사용 자체는 가능하지만 전회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불이익이 있죠.

 

마술과 기도도 마찬가지로, 스탯을 충족해야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근력과 기량 위주로 스탯을 찍었다면 낮은 등급의 마술과 기도조차 사용할 수 없죠.

 

그렇기에 처음 오리진 선택이 플레이어가 원하는 빌드의 달성 여부에 은근히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빌드의 다양성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면서 동시에, 원하는 빌드를 완성하기 위한 약간의 도움을 주는 셈이죠.


 

게임 초반부 난이도 조정

프롬의 게임들은 워낙 게임이 어렵기로 유명합니다.

다크소울3로 이미 입증한 상태에서 엘든링을 출시했기에, 엘든링도 매우매우 어렵다고 플레이어들은 예상했죠.

예상한 대로 게임의 난이도는 높았구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프롬은 오리진 시스템을 사용해서 스타트 장비 지급과 추가 스탯을 부여하여 첫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어려운 난이도를 즐기고 싶은 하드코어 유저라면, 1레벨에 장비라고는 방어구 없이 클럽 하나만 있는 빈털터리를 준비해서 선택하도록 했구요.

트리가드 방랑기사와 빈털터리로 트라이

비교를 위해서 방랑기사와 빈털터리 두 오리진으로 트리 가드를 트라이해봤는데, 체감 난이도가 너무 달랐습니다.

캐릭터 데미지도 그렇고, 최대체력 수치도 그렇고 스탯과 장비 차이가 확실히 있더군요.

 

수문장인 멀기트 이후부터는 어느 오리진을 선택해도 난이도가 비슷해지기 때문에 게임의 완전 초반부의 난이도 조정용으로 오리진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처음 엘든링, 아니 프롬의 게임을 접한 상태에서 오리진을 보면 매우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선택하는 오리진이 게임 엔딩까지 유지해야하는건가? 생각할테니까요. 그게 일반적인 RPG 게임에서 사용하는 방식이라 그렇습니다.

 

만약 그런 플레이어라면, 여러 오리진들의 스탯과 보유 장비를 비교해보면서 가장 강력하고 전투 스타일이 본인과 맞다고 생각하는 오리진을 선택할 겁니다.

 

그럼 기획자의 의도가 올바르게 전달되는 것이지요. 

여러 오리진을 비교 분석해보며 빌드의 다양성을 파악하고, 본인이 판단하기에 가장 강력하고 전투 스타일이 어울리는 오리진을 선택하면 게임의 난이도도 일부 낮아질 테니까요.

 

그리고 어떻게 보면 소수일 수도 있지만, 엘든링의 엔딩을 보고 엘든링만의 유연한 오리진 시스템을 이해한 뒤, 빈털터리로 재시작해보려는 유저도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파밍을 통해 강력해진 뒤에 보스를 잡다보면, 너무 쉽게 클리어하거나 소울라이크에서만 느낄 수 있는 긴장되고 팽팽한 전투를 후반에 갈수록 느끼기 힘들어지거든요.

 

이런 소소하면서 부가적인 사례까지 발생할 수 있기에, 엘든링의 오리진 시스템은 여러 측면에서 적절한 시스템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참고 : 

https://namu.wiki/w/%EC%97%98%EB%93%A0%20%EB%A7%81/%EC%B6%9C%EC%8B%A0#s-3.1

https://namu.wiki/w/%EC%A3%BC%EC%9D%B8%EA%B3%B5(%EB%8B%A4%ED%81%AC%20%EC%86%8C%EC%9A%B8%203)#s-3

https://namu.wiki/w/%EB%A9%94%EC%9D%B4%ED%94%8C%EC%8A%A4%ED%86%A0%EB%A6%AC/%EB%B9%85%EB%B1%85%20%EC%9D%B4%EC%A0%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