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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게임 분석 프로젝트>

[24일차] 왜 '엘든링'의 많은 보스 몬스터는 플레이어보다 크기가 클까?

 

Reference

① 엘든링


엘든링의 보스들은 일반 몬스터들과는 달리, 처치하면 문구가 아래와 같이 화면에 뜨죠!

비룡 아길 처치 시 등장하는 GREAT ENEMY FELLED

일단 문구 뜨냐 안뜨냐에 따라 처치한 몬스터가 보스냐, 일반이냐를 구분할 수 있고,

문구는 ENEMY FELLED, GREAT ENEMY FELLED, LEGEND FELLED, DEMIGOD FELLED, GOD SLAIN로 총 5개로 문구에 따라 보스 등급을 나누기도 합니다.

플레이어와 크기가 유사한 '온 지혜의 기드온 오프닐 경' 보스와 크기 차이가 엄청 많이 나는 '불의 거인' 보스

보스 중에서는 플레이어와 크기가 유사한 인간형 보스도 있고, 수십 배 크기 차이가 나는 보스도 있습니다.

 

가장 낮은 등급 보스(ENEMY FELLED)부터 크기 비율을 조사해보면,

몬스터 >> 플레이어 : 몬스터 ~= 플레이어 = 47% : 53%

 

그 다음 등급(GREAT ENEMY FELLED)은,

몬스터 >> 플레이어 : 몬스터 ~= 플레이어 = 69% : 31%

 

그 다음 등급(LEGEND FELLED)은,

몬스터 >> 플레이어 : 몬스터 ~= 플레이어 = 62% : 38%

 

그 다음 등급(DEMIGOD FELLED)이랑 GOD SLAIN 등급은,

몬스터 >> 플레이어 : 몬스터 ~= 플레이어 = 100% : 0%

 

전체적으로는, 약 60%의 보스가 플레이어보다 크기가 훨씬 큽니다.

일반적인 유저들은 보스를 잡을 때 록온을 하고 보스를 잡는데, 보스의 크기가 너무 커서 카메라 밖으로 나가버리니 불편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런 불편함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럼 왜 엘든링의 보스들의 60%는 플레이어보다 훨씬 크게 디자인했을까요?


의도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몬스터가 플레이어보다 작을 때, 비슷할 때, 클 때 3가지의 경우에 대하여 분석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엘든링 기획자의 의도를 알 수 있으니까요.


몬스터 < 플레이어

엘든링에서 몬스터가 플레이어보다 작은 케이스가 거의 없는데, 대표적인 몬스터가 바로 스카라베 입니다.

스카라베 특수 몬스터

플레이어가 스카라베를 잡으면 일반 몬스터처럼 룬이나 잡템을 얻는 것이 아닌, 성배병(물약)이 리필되거나 단석/전회와 같은 유용한 아이템을 얻게 됩니다. 엘든링에서는 스카라베를 일반 몬스터가 아닌 특수 몬스터로 분류하고 있죠.

스카라베 이외에도 동식물 몬스터들 중 일부도 플레이어보다 작은 크기를 보이는데,

이 몬스터들은 별 특징이 없으며 재료 아이템을 수급하기 위해 처치하죠.

몬스터의 크기가 작다보니 보통 록온을 해서 처치하려고 하는데,

스카라베나 잠자리는 빠르게 움직여 카메라가 휙휙 돌아가 멀미를 유발하기도 하고 콜라이더도 작아 공격이 빗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즉, 몬스터가 플레이어보다 크기가 작으면 처치할 때 난이도가 높다는 것이 아닌, 잡기 까다롭고 불편하다라는 점이 크기 때문에 일반 몬스터나 보스 몬스터로서는 사용하기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예시로 든 스카라베나 잠자리처럼 특수 몬스터, 동식물과 같은 타입에 어울리죠.


몬스터 ~= 플레이어

엘든링의 일반 몬스터들은 플레이어와 유사한 크기 혹은 이상의 크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형 몬스터들은 플레이어와 유사하며, 인간형 보스라면 1.5배~2배 정도 더 크기도 하죠.

유저 입장에서 전투에 가장 적합하고 익숙한 크기입니다.

카메라에서 벗어날 일이 순간이동이나 신속과 같은 패턴을 제외하면 없으며, 적의 공격 범위도 플레이어의 공격 범위와 유사한 게 대부분이라 거리 조절이 수월하죠.

 

하지만 엘든링의 기획자들은 이런 상식적인 틀을 부숴버렸습니다.

플레이어와 유사한 크기는 곧 빠른 모션의 공격이 가능하며, 플레이어가 사용하는 전투 스타일을 패턴에 적용해도 손색이 없다는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철가시 엘레메르는 긴 사정 거리의 참격으로 거리 조절을 못하게 만들며,

말레니아의 물새난격은 엄청난 공격 속도를 보이며 방어가 불가능한 공격을 하기도 하죠.

 

이처럼 처음 상대할 때는 만만해보일 수 있지만, 말도 안되는 패턴도 적용이 가능해 난이도를 크기로 예측할 수는 없죠.


몬스터 > 플레이어

플레이어보다 크기가 큰 몬스터의 가장 큰 특징은, 공격의 범위도 같이 커진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플레이어는 질주를 통한 방어가 어려워지고, 가드가 아니면 정확한 타이밍을 맞춰야하는 회피에 의존하게 되죠.

몬스터의 크기로 난이도를 높이는 대표적인 보스 '흑검 말리케스'

또한, 카메라가 비출 수 있는 화면의 크기는 정해져있습니다.

실제로 엘든링에서는 플레이어가 원거리 전투 스타일이 아니라면 몬스터가 화면 밖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죠.

근거리 플레이의 메리트가 더 많기에 일반적인 플레이어들은 근거리 전투를 진행하며, 위와 같은 현상을 자주 겪습니다.

 

그래서 록온을 필수적으로 하지만, 화면 밖으로 나가는 몬스터를 따라가며 카메라가 정신없이 움직이고 카메라를 꽉 채우는 몬스터 때문에 공격을 보지 못해 맞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죠.

 

그나마 유저에게 좋은 점이라면, 타격감이 좋고 아무렇게나 때려도 다 맞는다는 점이 있으며 가장 중요한 보스의 웅장함을 느끼게 된다는 점입니다.

물론 난이도나 불편함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지만요.

모독의 군주 라이커드를 예시로 들어보면, 입장하기 전까지는 설렘을 가졌지만 보스를 마주하고 막연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그 막연함은 라이커드의 공격과 주변 레벨을 보면서 웅장함과 긴장감으로 바뀌죠.

라이커드의 공격은 모션도 크기 때문에 화면에 다 안잡히며 어느 타이밍에 회피를 해야하는 지 모를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이렇듯 몬스터가 거대하다고 해서 반드시 난이도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유저에게 게임의 분위기 전달을 하는데 있어서는 가장 효과적이죠.


결론은, 보스의 크기와 난이도 관계는 반드시 비례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형 보스여도 충분히 어렵게 디자인할 수 있고, 거대한 몬스터여도 쉽게 디자인할 수 있죠.

 

엘든링의 기획자가 보스를 거대하게 디자인한 이유는, 엘든링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를 좀 더 잘 전달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저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웅장함과 긴장감은 아무래도 플레이어와 비슷한 크기의 몬스터보다는 거대한 크기의 몬스터와 더 잘 어울리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플레이어와 유사한 크기의 보스 몬스터는 거대한 몬스터보다 반드시 못하냐는 절대 아닙니다.

각 크기마다 디자인할 수 있는 패턴이 있고, 난이도를 조정할 수 있는 노하우를 엘든링의 기획자는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분위기와 난이도를 모두 챙긴 미켈라의 칼날.. 말레니아를 보면 알 수 있죠..!

다만, 모두 챙겨갈 수 있었던 만큼 말레니아라는 보스 몬스터 디자인 기간이 상당히 길고 고됐을 것으로 예상해봅니다.


참고 : 

https://www.inven.co.kr/webzine/news/?news=270559&site=eldenring

https://namu.wiki/w/%EB%AF%B8%EB%9E%80%EB%8B%A4%ED%94%8C%EB%9D%BC%EC%9B%8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