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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게임 분석 프로젝트>

[11일차] 왜 'P의 거짓'은 기상 회피 기능을 해금 요소로 넣었을까?

 

Reference

P의 거짓


최근 11월 15일 P의 거짓은 2차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여러 업데이트 내역 중 하나는 '기상 회피' 기능을 캐릭터 디폴트 어빌리티로 변환했다는 점인데요,

그 전까지 해당 기능은 '쿼츠'로 잠금 해제해야 사용할 수 있는 P기관 어빌리티 중 하나였습니다.

업데이트 이전의 기상 회피

기획자분들은 아마 게임 초반부에 해당 기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하에 그랬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출시 이후 해당 기능은 당장 3챕터인 베니니 공장부터 필수적인 기능이 되어버렸고, 유저들은 해당 기능을 해금해야한다는 것에 대해 많이 불편해했습니다.

 

기상 회피 기능을 얻기 위해서는 최소 쿼츠를 6개가 필요했는데, 3챕터와 추가 콘텐츠(트리니티룸)을 클리어해도 4개를 얻을 수 얻는 구조라서 해금을 못하죠.

그러니 사실 상 유저들이 3챕터에서 기상 회피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는 것은 의도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상 회피가 필수인 정예 몬스터

반대로 엘든링은 기상 회피 기능이 처음부터 디폴트로 들어가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게임 시작부터 캐릭터를 넘어뜨리는 몬스터가 너무 많거든요

트리가드.. 멀기트 등이죠..

 

그럼 왜 P의 거짓 기획자분들은 기상 회피 기능을 업데이트 전까지는 해금해야하는 스킬로 디자인했을까요?


P기관의 중요성 강조

P의 거짓 기획자분들은 모두 망자들이라고 들었습니다.

프롬의 소울라이크에 빠진 분들이죠..

 

그런 분들도 당연히 기상 회피는 필수적인 기능이라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엘든링하다가 P의 거짓에서 계속 누워있는 꼴 보면 답답해 미치거든요 ㅎ..

P의 거짓만의 독창적인 시스템 'P기관'

P의 거짓만의 차별화된 시스템인 'P기관' 시스템을 기획자분들은 어떻게든 강조하려고 하셨을 겁니다.

 

P기관의 중요성이 유저들에게 전달되어야, 유저들은 P기관을 활성화할 수 있는 쿼츠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쿼츠를 찾는다는 것은, 소울라이크에 있어 레벨 디자인 측면에서도 탐험을 유도하고 콘솔 게임에 있어 플레이타임이 늘어나는 것과 연결되니까요.

 

그렇기에 과감하게 필수적이지만, 조금은 늦출만한 기상 회피 기능을 P기관으로 옮겨서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퍼펙트 가드 플레이 유도

기상 회피가 없으니 최대한 공격을 맞아서 누우면 안되는 상황임을 인지하게 되고, 때문에 회피보다는 퍼펙트 가드에 신경쓰면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기상 회피를 힘겹게 얻었는데, 이후부터는 회피보다는 퍼펙트 가드에 익숙해져서 엔딩까지 퍼펙트 가드에만 집착하게 되더라구요..

퍼펙트 가드는 P의 거짓의 패링과 비슷한 시스템입니다. 더불어 독창적인 시스템이죠.

몬스터가 퓨리 어택이라는 방어가 불가능한 공격을 하고, 해당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패링, 즉 퍼펙트 가드 뿐이었으니까요.

(물론 P기관 후반부에 퍼펙트 가드 회피/가드 기능도 있기는 합니다만 게임 플레이 스타일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은 초반부니까요)

 

P의 거짓 기획자분들은 P의 거짓만이 갖는 독창적인 시스템인 퍼펙트 가드를 유저들이 많이 이용하길 바랬을 겁니다.

그래야 프롬식 소울라이크 아류작이라는 타이틀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 것이며, P의 거짓만의 스타일을 강조할 수 있으니까요.

 

만약 기상 회피를 디폴트로 넣어, 타 소울라이크 게임처럼 무적 판정이 있는 회피가 주 방어수단으로 쓰인다면, 퍼펙트 가드의 이용을 유도하는 것은 실패했을 지도 모릅니다.

 

물론 다른 방법으로도 퍼펙트 가드를 유도했음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드 리게인으로 가드에 대한 중요성을 전달하고, 퍼펙트 가드 시 적의 그로기 게이지를 쌓는 방식을 통해 메리트를 강조했죠.

 

하지만 그 이상 퍼펙트 가드의 메리트를 늘리는 것은 밸런스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며, 게임의 재미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감소할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출시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나 P의 거짓만의 독창성을 인정받게 되고 퍼펙트 가드의 중요성을 유저들에게 심어주는데 성공했기에 지금와서 기상 회피를 마음 편하게 디폴트 어빌리티로 변환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

 

확실한 것은 기획자분들에게 직접 말씀을 듣기 전까지는, 그분들의 의도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이고 그러니 추측하는 것이 재밌고 배울 점이 많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D


좋게 말하면, 기획자분들은 기상 회피에 대한 결핍을 유저들이 최대한 크게 느끼게 하다가, 해당 기능을 해금했을 때 얻는 쾌감을 극대화하는 것을 의도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관점을 본론에 넣지 않은 이유는, 매우 과감한 시도였고 결국에는 이 관점이 역효과를 낳아 불편함을 초래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역효과 때문에 기상 회피가 디폴트 어빌리티로 전환하게 되었으니까요.

 

물론 이 시도가 결코 실패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에서 쾌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결핍을 유도해야하고, 결핍을 유도하는 과정이 불편함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디자인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니까요.

또한, 이런 시도가 없으면 게임이 발전하지가 않으니 저는 기획자 입장에서는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히려 개발사가 소규모 팀도 아닌, 대규모 회사인 네오위즈의 스튜디오인데 이런 시도를 하게 해주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참고 : 

https://primagames.com/tips/lies-of-p-how-to-do-a-perfect-gu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