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차] 왜 '세키로'는 스태미나가 아닌 체간 시스템을 사용했을까? (수정 필요)
<일일 게임 분석 프로젝트>
[23일차] 왜 '세키로'는 스태미나가 아닌 체간 시스템을 사용했을까?
Reference
① 세키로:섀도우 다이 트와이스
프롬소프트의 소울 게임들은 모두 스태미나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플레이어가 공격, 방어, 질주 등의 액선을 취할 때 스태미나를 소모하며, 스태미나가 없으면 회복되기 전에는 액션을 취할 수 없는 제약을 두죠.
근데 세키로에서는 스태미나가 없습니다!
저도 처음 세키로를 키고 든 생각이 '스태미나가 없으니 액션에 제약이 없네? 난이도가 쉬울 수도...?' 였습니다.
그런데 튜토리얼 진행 중 체간이라는 시스템의 존재를 알았고, 이는 스태미나와 매우 유사해보였습니다.
우선 스태미나 시스템과 체간 시스템의 차이를 분석 전에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체간 시스템은 상대방(적)과 플레이어의 캐릭터 모두에게 존재하며, 수치를 UI로 모두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 캐릭터의 체간 게이지는 화면 하단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적은 HP 하단에 게이지가 나오고, 보스급의 적은 화면 상단에 표시되죠.
체간은 수치가 0부터 시작하며 공격을 맞거나 적의 공격을 막으면 쌓이며, 쌓은 체간 수치가 전투 중에 0이 되면 그로기(취약) 상태에 걸리게 되어 인살이 가능하죠.
세키로는 적의 체력을 다 깎아 처치한다는 방식보다, 체간을 모두 채워 인살하는 것이 핵심 전투입니다.
체간을 회복하는 속도가 체력과 비례하니 체력을 깎아 체간 회복을 막는거죠.
또한, 적의 체간 회복을 막기 위해 플레이어는 쉴틈없이 공격해야합니다.
적의 체간을 쌓기 위해서는, 적을 공격하고 공격을 패링해야하구요.
그럼 왜 세키로는 일반적인 스태미나 시스템이 아닌, 체간 시스템을 사용해서 전투를 디자인했을까요?
빠른 템포의 전투
세키로는 인간형 보스가 많습니다. 게임 배경도 일본의 닌자, 사무라이가 있던 시대기에 리얼리즘이 강하죠.
그래서 세키로의 전투 기획자분들도 실제와 비슷하게 전투를 디자인하고자 했을 것입니다.
현실에서 닌자나 사무라이가 결투를 할 때, 물론 지금은 없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서로 기력을 회복할 때까지 기다려주고 언제 공격할 지 견제하는 시간이 긴 전투보다는 서로 지칠 때까지 계속 검을 휘두르고 그걸 또 막고 하는 빠른 템포의 전투가 좀 더 현실적이죠.
또한, 스태미나 시스템은 액션에 필요한 자원이며, 스태미나를 소진하게 되면 플레이어에게 제약이 있는 시스템입니다.
공격을 해도 소모하고, 가드를 해도 소모하고, 회피를 해도 소모하는 자원이었는데 세키로는 그런 제약이 있는 전투라면 빠른 템포의 전투를 디자인하기가 어렵죠.
세키로는 계속해서 가드하며 튕겨내기를 반복해야하는 게임입니다. 때문에 스태미나가 있었다면 추구하고자 하는 전투 방식도 구현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즉, 빠른 템포에서 스태미나 걱정없이 원하는 동작을 마음껏 하라는 의도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스태미나 시스템의 한계
스태미나와 체간의 또 다른 점은, 깎이느냐와 쌓이느냐 입니다.
스태미나는 액션을 취하면 깎이고 회복하면 쌓이는 방식이지만, 체간은 액션을 취하면 쌓이고 회복하면 깎이는 방식이죠.
체간은 영어로 Posture 입니다. 엘든링에서 사용하는 그로기인 Poise와 유사한 단어죠.
엘든링에서 그로기는 플레이어와 상대방(적)에게 다르게 적용됩니다.
플레이어는 스태미나가 0인 상태에서 가드에 실패하면 그로기 상태에 빠지고,
상대방(적)은 스태미나가 아닌 그로기 수치가 따로 존재하여 그 수치가 모두 쌓이면 그로기 상태에 걸리죠.
세키로의 체간 시스템과 동일합니다.
세키로는 적과 플레이어를 최대한 동일한 전투 환경을 추구했기에, 기존 소울류 몬스터의 그로기 시스템, 캐릭터의 스태미나 시스템 둘 중 하나를 선택하고 통일하고자 했을 겁니다.
결론적으로는, 몬스터의 그로기 시스템이 플레이어 캐릭터의 스태미나 시스템을 대체하며 통일되었지만,
만약 스태미나가 선택되었다면 앞서 적의 패턴을 디자인하는데 매우 난처하게 됩니다.
스태미나 시스템으로 통일시키기에는 해당 시스템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으며, 굳이 보편화되어있는 스태미나 시스템을 변경하는 것보다는 좀 더 디자인할 수 있는 폭이 넓고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시스템인 체간 시스템을 채택하지 않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최대한 동일한 전투 환경을 추구한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패턴이 단순해 파훼하기 쉽다면 게임의 플레이타임은 어떻게 뽑아내고, 전투의 긴장감과 재미는 어떻게 뽑아낼 지 가늠이 안되죠.
일단 체간 시스템은 처음에 접했을 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스태미나 시스템을 사용했다면, 유저 편의성이 높았을 것이고
보통 게임의 기반 시스템은 보편적인 방법을 사용해서 유저 편의성을 어느정도 챙기고, 다른 시스템이나 콘텐츠로 독창성을 보여주는데, 세키로는 가장 기반이 되는 시스템인 기력을 체간 시스템으로 과감히 변경하였습니다.
사실 이런 도전적인 모습이 프롬소프트 게임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러번 테스트하여 최대한 간결하게 디자인하고, 혹시라도 챙기지 못할 편의성은 예시 스크린샷과 스크립트를 통해서 가져가고자 노력한 모습이 보이죠.
때문에 체간 시스템이 세키로라는 게임을 독창적이고 높은 게임성을 가지게 만들어준 요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 :
https://foothilldragonpress.org/278945/a-latest/what-makes-sekiro-different-from-dark-sou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