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 학습/한달 분석 프로젝트

[12일차] 왜 ‘엘든링’에서는 그로기 게이지를 보여주지 않는걸까?

배피오 2023. 11. 26. 16:26

<일일 게임 분석 프로젝트>

[12일차] 왜 ‘엘든링’에서는 그로기 게이지를 보여주지 않는걸까?

 

Reference

 엘든링


엘든링과 P의 거짓은 상대방에 대한 그로기(Poise) 게이지를 UI로 보여주지 않습니다.

두 게임 모두 적이 그로기 게이지를 가지고 있으며, 플레이어가 적의 공격을 패링(퍼펙트 가드)하거나 적을 일정 타격 공격하면 그로기 게이지가 쌓이는 시스템입니다.

 

그로기 게이지를 모두 채우면, 적의 자세가 무너지게 되며 플레이어는 강력한 잡기 공격이 가능해지죠.

혹은 본인이 잡기 공격을 하는 시간보다 더 많은 공격을 넣을 수 있다면, 프리딜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게 되죠.

 

쉽게 생각하면, 플레이어가 보유하고 있는 스태미나가 적의 그로기 게이지와 유사하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엘든링은 역으로 적의 공격을 가드할 때 본인의 스태미나가 없으면, 자세가 무너지게 되며 만약 적이 인간형 적이라면 역으로 잡기 공격을 당할 수 있습니다.

 

두 게임 모두 그로기 수치에 대한 공식은 당연히 존재합니다.

조만간 다른 글에서 엘든링 그로기 수치에 대한 공식을 다룰 예정이지만, 보통의 유저들은 수치를 직접 계산하면서 전투를 하지는 않죠.

감으로 예상하면서 이 정도 때렸으면 그로기가 걸리겠지! 하면서 전투를 합니다.

 

두 게임의 그로기 게이지에 대한 시스템적 차이는,

엘든링에서는 적의 그로기 게이지가 다 차서 자세가 무너지기 직전까지 그로기에 대한 정보를 알 수가 없습니다.

감으로 때려 맞추는 수 밖에 없죠. 운적인 요소가 조금 필요합니다.

P의 거짓에서 그로그 상태르 보여주는 방법

P의 거짓은 유저 편의성을 위해서 한 가지 추가했습니다. 바로 적의 체력에 그로기 가능 상태임을 보여주는 것이죠.

때문에 유저는 전투 중 상대방의 체력이 흰색으로 깜빡인다면, 강공격을 날려서 그로기 상태로 만들 수 있죠.

 

이 부분은 아마 P의 거짓이 소울라이크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자 사용한 시스템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사실 저 흰색 표시가 언제 나올 지는 감으로 예상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동일합니다.

 

본 글에서는 P의 거짓보다는 그로기에 대한 정보를 전혀 보여주지 않는 엘든링을 중심으로 분석을 해보고자 합니다.

그럼 왜 엘든링에서는 적의 그로기 게이지에 대한 정보를 전혀 알려주지 않는 걸까요?


전투의 재미 강조

 

긴장감 넘치는 팽팽한 전투에서 갑작스러운 공격 기회는 유저들에게 엄청난 재미를 줄 수 있죠.

상대방의 그로기가 그런 역할입니다!

게임 초반부 보스인 멀기트의 그로기

엘든링에서 플레이어는 몬스터, 그 중에서도 보스를 상대할 때 항상 긴장하고 집중해서 전투를 하게 됩니다.

자칫하면 즉사할 수도 있는 상황이고, 공격할 틈을 계속해서 노려야하기 때문이죠.

 

소울라이크에서는 쉽게 상대방을 공격할 수 없습니다.

애초에 전투 디자인이 그런 구조로 디자인되어있고, 전투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야하므로 몬스터의 AI를 디자인할 때도 최대한 공격할 틈을 주지 않도록 하죠.

 

하지만 만약 이런 전투 방식이 반복된다면, 플레이어는 결국 지치게 됩니다.

보스들이 한 두 마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보스 뿐만 아니라 정예 몬스터도 엄청 많이 있어 끊임없이 전투를 해야하기 때문이죠.

엘든링 보스 모그 그로기

그래서 엘든링의 전투 기획자는 그로기 시스템을 도입했을 겁니다. 물론 전작에서부터 사용한 것도 있죠.

그리고 그로기에 관련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는 이유도, 플레이어들이 긴장된 상황을 갑작스런 변수를 줌으로써 '지금이다!'라는 생각을 들도록 유도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기회가 반드시 승리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한 것은 쉽게 얻을 수 없던 공격 기회를 얻게 됨과 동시에 상대방이 공격하지 못한 상황을 제공함으로써 잠깐이나마 성취감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니까요

 

결론적으로는, 플레이어들에게 갑작스러운 그로기 상황이라는 변수를 제공함으로써 전투의 재미와 성취감을 배로 만들기 위해서 정보를 주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현실적인 전투

이전 분석글에서도 계속 강조했지만, 소울라이크는 현실과 비슷한 전투를 추구합니다.

때문에 스태미나 시스템을 사용하기도 하며, 서로 타격을 주고 받는 상황을 만들어내죠.

 

캐릭터에게 스태미나 시스템이 현실 전투에서 체력에 해당하여, 영원히 싸울 수 없음을 알려주는 것처럼,

몬스터에게 있어 그로기 시스템이 캐릭터의 스태미나와 유사한 시스템이며, 몬스터도 결국 영원히 싸울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시스템이죠.

UFC나 복싱에서도 볼 수 있는데, 경기를 하다보면 상대방의 빈틈이 보인다고 합니다.

그 빈틈을 타고 진입해서 경기를 승리하는 것이 전략이기도 하죠.

 

그 빈틈은 누가 알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의 빈틈이 생기는 타이밍이 공중에서 표시되는 것도 아니고, 예상하기도 힘들죠

 

그래서 엘든링에서도 빈틈의 타이밍을 알려주지 않기 위해 그로기 게이지를 보여주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관점은 유저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게임인데 그렇게까지 현실적인 전투를 구현해야하냐 등의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기도 하죠.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로기 게이지가 보이지 않음으로써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전투를 느낄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엘든링의 보스 몬스터 같은 경우는, 그로기 게이지가 계속해서 회복되는 시스템입니다.

연타를 때리거나 지속적으로 교전하지 않으면 이전에 쌓아놓은 그로기 게이지가 회복되어 그로기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아지죠.

이 점도 현실과 비슷합니다. 서로 대치하면서 체력을 회복하는 것이죠.


 

소울라이크가 현실적인 전투를 강조하지만, 기준은 항상 기획자의 결정에 따릅니다.

그로기 게이지를 보여주지 않는 것이 전투를 현실적으로 느끼게 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빠르게 회복하는 스태미나, 아이템을 이용한 체력 회복 등 비현실적인 부분도 많이 있죠.

 

그래서 소울라이크의 전투 디자인이 매우 까다로운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항상 고민해야 하고, 그러면서 게임의 재미는 챙길 수 있어야 하니까요.

 

수치로 생각해보자면, 현실적임에 +2를 한다면, 비현실적임에 -1이나 -2를 하며 조화를 맞추고, 현실적임에 조금 더 치중되어 소울라이크의 현실적인 전투를 디자인하게 됩니다.

 

그로기 시스템 자체는 전투의 난이도를 낮추는 역할이지만, 정보를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전투의 난이도를 낮추는 게 쉽지는 않음을 알려주는 것 같기도 하네요


참고 : 

https://www.inven.co.kr/webzine/news/?news=288537

https://www.news1.kr/photos/view/?3975667

https://www.khga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4746

https://www.youtube.com/watch?app=desktop&v=FIaPMEWxe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