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 학습/한달 분석 프로젝트

[27일차] 왜 몬스터(적) 공격 패턴에 잡기 패턴을 넣는걸까?

배피오 2023. 12. 11. 21:47

<일일 게임 분석 프로젝트>

[27일차] 왜 몬스터(적) 공격 패턴에 잡기 패턴을 넣는걸까?

 

Reference

①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

② 엘든링


몬스터(적)의 공격 패턴은 정말 다양하게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

엇박 패턴도 사용할 수 있고, 광역기나 즉사기 등 여러 타입의 공격을 적용할 수 있죠.

 

디자인한 모든 패턴들을 종합했을 때, 과연 플레이어에게 어떤 난이도로 다가갈 지, 밸런스는 맞는 지 등의 문제는 항상 거쳐가야하는 과정입니다.

세키로의 보스 '사자 원숭이'

특히 전투가 핵심 시스템이자 콘텐츠인 소울류/소울라이크에서는, 비단 보스 몬스터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 몬스터조차도 잡기 패턴을 사용할 정도로 기획자는 잡기 패턴을 자주 사용합니다.

캐릭터가 잡기 공격에 걸리게 되면, 보통 일반 공격보다 큰 데미지를 입으며 가드로는 피할 수 없는 공격이기도 하죠.

 

세키로는 잡기 패턴 때 보통 '危(위)' 표식을 보여주기에 미리 질주를 통해 적과 나와의 거리를 벌리거나, 타이밍에 맞게 점프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할 수 있고,

엘든링과 P의 거짓은 세키로와 비슷한 방식으로 회피가 가능하지만 보통 회피 성능이 좋기에 저스트 회피로 잡기를 회피하죠.

 

기획자는 강력한 패턴이기에 플레이어가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모션이나 시스템으로 알려주기도 하지만, 그래도 갑작스러운 잡기 패턴은 일반 공격 패턴보다 훨씬 회피하기 까다롭고 잡히면 큰 데미지를 입어 손해가 큰 패턴입니다.

 

그럼 왜 전투 기획자는 몬스터(적) 패턴에 잡기 패턴을 넣어서 안그래도 어려운 보스를 더 어렵게 만드는걸까?


전투의 변조

주로 보스 몬스터들이 잡기 패턴을 사용하며, 플레이어는 보스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잡기 패턴에 대한 인식을 어느정도 내려놓게 됩니다.

대부분의 일반 몬스터들은, 잡기 패턴을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죠.

엘든링의 납치하는 소녀 인형 몬스터

물론 일반 몬스터가 잡기 패턴을 사용할 때도, 예상치 못한 순간에 갑자기 사용해서 유저를 당황시키게 만듭니다.

이 때문에 유저는 거리를 가깝게 유지하며 공방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잡기 패턴이 나오면 마음이 급해지다가 회피하지못해 큰 손해를 보기도 하죠.

 

기획자는 서로 공방만 주고 받는 전투가 아닌, 전투에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하는 패턴을 넣어 전투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고자 했을 겁니다.

 

대신 적이 잡기 공격을 실패했을 때 후딜레이 시간을 주면서, 플레이어에게 공격할 타이밍을 제공하죠.

잡기 공격을 처음 접했을 때는 당황스러울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잡기 패턴은 적의 빈틈만을 노리고 있던 플레이어들에게 오히려 역기회를 주는 패턴이 되기도 합니다.


전투 도중의 현실 재정비

잡기 패턴이 물론 당하면 데미지를 크게 입지만, 캐릭터가 잡히면 플레이어는 그 동안 할 수 있는 행동이 없습니다.

 

그저 몬스터의 공격 애니메이션이 끝날 때까지 멍하니 기다려야하는데, 이 때 플레이어는 잠깐 시간이 생깁니다.

잡기가 끝나면 어떤 공격이나 스킬을 사용할 지, 혹은 아이템을 사용할 지 등 다음 행동을 어떻게 할 지 조금은 여유있게 재정비할 수 있죠.

같은 역할을 하는 시스템이 바로 플레이어가 그로기 상태의 몬스터를 잡기 공격할 때입니다.

세키로는 체간을 다 쌓아 인살을 할 때, 엘든링과 P의 거짓은 그로기 적을 강공격할 때가 이에 해당하죠.

 

이 공격 패턴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누가 피격을 당하는 지는 반대지만 동일하게 다음 행동에 대한 생각 정리할 시간이 주어지죠.

 

이 두 시스템을 통해 플레이어는 쉴틈없이 지속되는 전투 속에서 매우 짧은 시간이지만 재정비하고, 전략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의 강제 위치 변경

몬스터의 패턴을 디자인할 때, 레벨 디자인은 매우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입니다.

보스 몬스터의 전장이 원형인지, 기둥과 같은 오브젝트가 많은 지, 낙사할 수 있는 구간이 있는 지 등 레벨 디자인만으로도 난이도가 조정 가능하고 새로운 패턴도 디자인할 수 있게 되죠.

잡기 패턴이 2개인 세키로의 보스 '사자원숭이'

세키로의 사자원숭이 보스가 대표적인데, 사자원숭이의 잡기 패턴은 2가지입니다.

하나는 잡고 캐릭터를 바닥에 내려찍다가 던져버리는 패턴과 또 하나는 야구공처럼 날려버리는 패턴입니다.

 

두 패턴의 공통점은 잡기 패턴에 당했을 때의 위치와는 다른 위치로 캐릭터를 이동시킨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 패턴은 플레이어를 양보하면서 전투의 난이도도 은근슬쩍 높인 방법인데,

유저 입장에서는, 보스와의 거리가 멀어졌으니 아이템을 사용하여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얻게 되고, 

기획자 입장에서는, 캐릭터를 구석으로 몰아넣어 회피할 수 있는 공간에 제약을 둬버리는 것이죠.

 

특히, 프롬소프트의 고질적인 카메라 조작 이슈 때문에 캐릭터가 구석에 몰리게 되면 카메라에 안잡히고 오브젝트(벽)만 보이는 케이스가 생깁니다.

이러면 플레이어는 내 캐릭터가 어디있는 지, 회피하고 있는 지 등을 확인하기가 어려우며, 위 예시와 같이 맞기만 하다가 죽어버리는 일이 발생하죠.

 

캐릭터를 강제 이동시킴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유저 입장, 기획자 입장 모두 있다 보니 기획자가 잡기 패턴을 사용하기에는 매우 좋은 시스템이라 생각합니다.


잡기 패턴은 사용하는 몬스터(적)를 처음 접했을 때는 굉장히 당황스럽고 어이없는 공격입니다.

데미지도 크게 입을 뿐만 아니라 공격하기 위해 근접했는데 잡기가 끝나니 본인의 위치는 몬스터로부터 멀리 떨어지게 되니까요.

 

하지만 잡기 패턴은 분명히 유저에게도, 기획자에게도 이득이 되는 시스템입니다.

플레이어는 익숙해지면 잡기 패턴을 오히려 반기며, 회피한 후 연격을 퍼붓고,

기획자는 랜덤하게 낚시 패턴도 섞어가면서 잡기로 플레이어의 플레이타임을 늘리게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