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차] 왜 '저스트' 액션이 유행일까?
<일일 게임 분석 프로젝트>
[26일차] 왜 '저스트' 액션이 유행일까?
Reference
① 세키로 :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
②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최근 3인칭 유명 액션 게임들을 살펴보면, 전투 스타일에 저스트 가드, 저스트 회피 등 '저스트'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죠.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저스트 가드는 흔히 아는 패링으로,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 캐릭터가 가드를 하면 발동하는 시스템입니다.
판정이 보통 60fps 기준 7프레임 정도? 시간으로 치면 약 0.6초 정도 되며, 게임마다 오차가 존재하죠.
오늘 레퍼로 사용할 세키로는, 소울 시리즈보다 튕겨내기(패링) 판정이 후한 편에 속하며, 튕겨내기가 전투의 핵심인 게임입니다.
야숨도 저스트 가드 시스템이 있으며, 원거리 공격을 저스트 가드하게 되면 공격을 튕겨내기도 합니다.
또 많이 사용하는 저스트 액션은, 저스트 회피이며 저스트 가드와 마찬가지로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서 회피 버튼을 눌렀을 때 발동하는 시스템입니다.
위 예시인 야숨의 러시도 저스트 회피를 칭하는 용어이며, 저스트 회피에 성공하면 러시라는 기술을 통해 적을 연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스트' 시스템들은 적의 공격 타이밍을 이미 학습해서 알고 있거나 반응해야 하는 만큼 난이도가 있는 시스템이며, 때문에 세키로 같이 저스트 가드가 핵심 요소가 아닌 이상 일부 유저들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좀 더 쉬운 방법으로 전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반드시 소울라이크 장르의 게임뿐 만이 아니라 3인칭 스쿼드 RPG에서도 자주 보일 정도로 최근 많이들 사용하고 있죠.
높은 난이도 때문에 모든 유저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는 못하는 데도 불구하고, 왜 전투 기획자들은 저스트 시스템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걸까요?
플레이어 본인이 성장함을 느끼게 해주는 시스템
게임을 처음하는 플레이어, 특히 액션 장르에 덜 익숙한 플레이어는 처음부터 전투에 익숙한 유저는 많지 않습니다.
아무리 본인이 다크 소울 1,2,3로 프롬식 전투에 익숙해졌다고 해도, 세키로의 첫 보스 오니 교부는 모두가 어렵게 느끼죠.
보통 저스트 액션은 일반적인 방어로는 피할 수 없는 공격들에 많이 사용합니다.
일반 공격은 마찬가지로 일반 가드나 일반 회피로도 충분히 피할 수 있도록 하구요.
세키로에서는 일반 방어로는 막을 수 없는 공격을 '위'라는 한자로 보여주는 방식, P의 거짓은 퓨리 어택과 같은 방식으로 플레이어의 저스트 액션을 유도합니다.
만약 저스트 액션이 없다면 일반 방어로 피할 수 없는 공격은 반드시 질주를 통해 적과 나와의 거리를 벌려야 할 것입니다.
플레이어 본인이 전투에 익숙해져 적의 공격에 반응할 자신이 있고, 이미 여러번 죽으면서 패턴을 학습해서 성장했는데도 질주로 도망가야하는 방식은 항상 똑같을 겁니다.
즉, 전투를 처음하는 유저들과는 별 다를 것 없는 전투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죠.
플레이어 본인이 이 게임을 오래 플레이했고, 이 게임의 전투 스타일에 적응하여 성장을 했는데도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을만한 요소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하이 리스크이자 하이 리턴인 저스트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죠.
전투에 충분히 익숙해지고 성장한 플레이어들을 위해 저스트 가드와 저스트 회피를 사용하는 선택 사항을 부여하고, 이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하이 리턴이기 때문에 처음하는 유저들도 본인이 저스트 액션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플레이어는 게임을 하며 자신의 캐릭터가 성장한다는 느낌이 아닌, 본인 스스로가 성장했음을 느낄 수 있게 되죠.
이는 최근 유저들이 선호하는 높은 게임성이기도 하며, 때문에 많은 액션 게임들에서 자주 사용하는 시스템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수동 전투의 묘미
몇년 전부터, PC/콘솔에서 보이던 전투 게임이 모바일로 확장하면서 편의성을 위해 시스템 자동화가 많아졌습니다.
자동 전투, 자동 이동 등 플랫폼 특성에 맞게 변화를 했고, 유저 사이에 반응이 좋아 역으로 PC/콘솔까지 자동 전투가 넘어오려는 시도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전투 비중이 작아지고, 캐릭터 성장 시스템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점차 사행성이 강해지고 게임성이 약해지면서, 유저들은 이전의 게임성을 그리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워하는 시스템 중 대표적인 시스템이 바로 수동 전투죠.
이전에 느꼈던 전투의 손맛, 타격감, 액션성 등을 그리워하기 시작했고, 때문에 개발자들은 플랫폼에 연연하지 않고 전투의 재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바일 플랫폼에서 수동 전투가 가지고 있는 한계점이 뚜렷하지만,
최근 크로스 플랫폼이 많아지면서 수동 전투는 PC나 콘솔로 하고, 성장 시스템이나 스토리는 모바일로 즐기고자 하는 게임이 많아졌죠.
요약하자면, 지금 게임 업계는 어떤 플랫폼이든 간에 수동 전투가 재조명되고 있으며, 저스트 액션은 수동 전투의 재미 전달에 있어 가장 효과적인 높은 수단입니다.
저스트 액션 성공 시 전투 연출을 넣기도 적절하고, 성공했다는 성취감을 주기도 하니 수동 전투에서 유저가 얻고자 하는 손맛, 타격감, 액션 등 많은 부분에서 만족시킬 수 있는 효자 시스템입니다.
전투에 리턴을 주기에 적합한 수단
저스트 액션은 난이도가 어려운 만큼 성공 시 하이 리턴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최근 게임들의 전투는 유저 컨트롤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기본적으로 난이도가 좀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몬스터를 한 번에 처치하는 핵 앤 슬래쉬와 같은 게임보다는, 보스와 같이 적 하나에 집중해서 전투를 즐기는 경우가 많죠.
이런 전투의 특징은, 한 번 전투를 시작하면 오랜 시간 동안 전투를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플레이어는 이전보다 길어지고 어려워진 전투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지치게 되고, 지치면 지칠수록 게임에 대한 불만이 쌓여가죠.
그래서 전투 기획자들은 전투가 너무 길어지지 않고, 난이도도 조정하기 위해 전투 도중에 리턴을 넣고 싶어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전과 같은 서로 공방만 이어가는 전투에서는 리턴을 넣기 애매하기에,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했고 이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하이 리턴인 만큼 하이 리스크여야 했습니다.
즉, 저스트 액션이 하이 리턴으로 설정하기 매우 적합한 수단이었던 것이죠.
저스트 액션은 저스트 가드와 회피를 주로 사용하고, 리턴은 강공격이나 자세 무너짐(그로기), 체력 회복 등을 사용합니다.
정리하자면, 저스트 액션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시스템입니다.
게임 입문자들은 처음에는 어려워 사용을 하지 않다가, 나중에 전투에 익숙해지면 점차 사용하며 리턴을 챙기게 되고 본인이 게임에서 성장함을 느끼게 되죠.
수동 전투의 재미를 다시 얻고자 하는 유저들 또한, 저스트 액션을 많이 즐기기에 전투 기획자들도 이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저스트 액션의 판정은 몇 프레임, 몇 초로 설정해야 적절한 지는 게임마다 다르기에, 새로운 게임마다 유저들은 해당 게임의 저스트 액션에 또 다시 익숙해져야 하는 번거로운 점도 있긴 합니다.
기획자로서도 이런 판정을 어떻게 설정하는 지는 매우 신중하고 깊게 고려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잘못 설정했다가는 전투 밸런스가 망가지고, 게임 자체가 너무 쉽게 혹은 빨리 끝나 플레이타임이 짧거나 과금 유도를 못하는 게임이 되어버리니까요.
참고 :
https://www.youtube.com/watch?v=h9SoFwP57MA&t=843s
https://www.youtube.com/watch?app=desktop&v=WA-vDtTMlFQ
https://bbs.ruliweb.com/game/832/read/9417136